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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산업 각 분야에 걸쳐 인공 지능(AI)의 활용이 본격화되면서 고용 기회 감소와 실직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예술산업 분야의 경우 반발이 그 어느 직종보다 거세다.

실제로 지난 5월 초에는 미국 작가 조합이 로스엔젤레스에서 인공 지능의 사용으로 작가들의 일자리와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영화 또는 드라마 제작에서 인공 지능의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와 파업에 돌입하며 실력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인공 지능 기술의 약진…음반 업계 최고 권위 그래미상도 넘봐

이처럼 예술 분야에서 인공 지능에 의한 부작용에 대한 반발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음반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영화의 아카데미 상에 비견되는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에 인공 지능 도구의 도움을 받은 작품을 포함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전 세계 음악인들과 음악산업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 암호화폐 전문 매체 디크립트(Decrypt)에 따르면 그래미상을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Recording Academy)는 2024년 그래미 어워드의 규칙을 업데이트해 인공 지능 도구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진 음악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지난 20일 발표된 제66회 그래미 어워드의 새로운 규칙에는 “인간 제작자만이 그래미 어워드에 대한 고려 대상으로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할 자격이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이제 인공 지능 지원 음악도 고려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예측은 그래미상을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 CEO 하비 메이슨 주니어(Harvey Mason Jr.)의 발언에 그 근거를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는 최근 뉴스 게시물을 통해 “현재 시점에서 우리는 인공 지능 음악과 콘텐츠의 제출을 허용할 방침이지만 그래미상은 적절한 범주에서 창의적으로 기여한 인간 제작자에게만 허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노래를 부르는 인공 지능 음성이나 인공 지능 악기가 있다면 고려해볼 것”이라며 “하지만 작곡 기반의 범주에서는 대부분 사람에 의해 쓰여져야 하며 퍼포먼스 부문도 마찬가지로 그래미 시상식에는 오직 인간 연주자만이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는 계속해서 업데이트되는 규칙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인공 지능이 예술 산업의 미래를 형성하는 데 절대적이고 분명한 역할을 할 것이며 따라서 인공 지능에 의해 허를 찔리고 그것을 해결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용납할 수 없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레코딩 아카데미가 ‘가드레일과 표준’을 설정하는 것과 함께 인공 지능 기술을 수용하기 위해 적응을 시작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일각에선 인공 지능 예술계 일부 주장…활용 뮤지션 증가 추세

하비 메이슨 주니어는 “앞으로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인공 지능이 무엇을 의미하거나 무엇을 할 것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망설임과 함께 우려가 생길 수 있다”며 “그러나 나는 그것이 음악 산업과 예술계, 사회 전반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것을 절대적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산업과 관련된 만큼 앞으로 인공 지능과 관련하여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하비 메이슨 주니어의 인식은 현재 인공 지능이 산업계 전반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데 다 최근 인공 지능을 활용한 예술가들의 제작 활동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영국의 인디 밴드 브리저(Breezer)는 인공 지능을 사용해 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의 보컬 ‘lost’를 오아시스(Oasis) 앨범에 복제했으며 모든 음악과 가사들은 브리저가 직접 작사, 연주했다. 또 뮤지션 그라임스(Grimes)는 자신의 보컬을 인공 지능으로 복제할 수 있는 오픈 소스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외에 폴 매카트니는 최근 인공 지능 기술을 사용해 오래된 존 레논의 데모 테이프에서 보컬을 추출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올해 말에 발매될 비틀즈의 마지막 곡 ‘final’의 기초가 될 것이다. 메타(Meta)와 구글(Google)은 최근 자체 음악 생성 도구도 출시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인공 지능이 산업 전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예술 산업도 예외가 될 수는 없는 만큼 앞으로 그래미상에서도 인공 지능의 도움을 받은 작품을 접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예측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다만 인공 지능의 활용이 예술가들에게 불공정한 경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데 다 예술 분야 종사자들의 반발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인공 지능이 예술 분야, 나아가 그래미상에까지 실제적으로 활용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섣부른 예단을 삼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스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