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연말 찬 바람이 부는 경기 평택 브레인시티 분양시장에 대우건설·중흥토건, 한양이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브레인시티 최고 입지로 평가되는 '평택 브레인시티 한신더휴'도 미분양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흥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3일 대우건설·중흥토건, 한양은 각각 '브레인시티 푸르지오', '평택 브레인시티 수자인'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 분양에 나섰다. 전자는 경기 평택 장안동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공동 3블록에 공급되며, 후자는 공동 8블록에 들어선다. 한경국립대 평택캠퍼스를 가운데에 두고 두 사업장이 대각선으로 마주보고 있다.
브레인시티 푸르지오의 강점은 총 1990세대 규모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라는 것이다. 특히 브레인시티 조성을 주도한 중흥건설그룹이 직접 시공을 맡은 대단지 아파트라는 측면에서 견본주택 오픈 전부터 평택 지역 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는 후문이다. 시행사는 평택브레인시티3피에프브이(PFV)다. 제일건설 지분율이 높은 SPC이지만, 대우건설과 중흥토건도 해당 SPC에 차입금을 제공함으로써 투자에 간접 참여했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1579만 원으로, 그간 브레인시티 일대에 공급됐던 아파트들의 분양가(3.3㎡당 1400만 원대 중후반)에 비해 다소 비싸게 책정됐다. 이는 브레인시티 신축 아파트 중 유일한 1군 브랜드(푸르지오) 아파트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풀이된다. 분양 홍보 자료에도 '유일한 1군 브랜드 명성에 걸맞은 상품성', '브레인시티 내 유일하게 4개 레인을 갖춘 단지 내 실내 수영장', '스마트 3중 바닥구조 특허기술', '다양한 교육·문화 시설' 등 차별화된 상품성을 앞세운 문구들이 부각돼 있다.
대우건설·중흥토건 측은 "브레인시티 내 유일한 1군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로, 1990세대에 달하는 대단지의 상징성과 우수한 상품성을 갖추고 있어 브랜드시티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평택 브레인시티 수자인은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고 단지 규모가 작다. 총 889세대 규모로 꾸며지며, 전용면적 119㎡ 물량을 갖춘 브레인시티 푸르지오와는 달리 중소형 평면(59·84㎡)으로만 구성됐다. 시행사는 한양과 같은 보성그룹 계열 비에스산업(구 보성산업)이다.
완판을 위해 한양이 내세운 건 합리적인 분양가다. 평택 브레인시티 수자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435만 원으로, 최근 브레인시티에 공급된 단지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더해 한양은 발코니 확장 옵션 선택 시 복도 팬트리, 침실 붙박이장, 드레스룸 시스템 선반, 냉장고장, 전기오븐, 사각 싱크볼, 음식물 탈수기 등 11가지 옵션을 무상 품목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입지적 강점도 갖췄다는 평가다. 초등학교·유치원 부지를 곁에 끼고 있는 사업장으로, 의료복합타운 조성 부지와도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한양 측은 "분양가부터 옵션, 계약 조건 등을 모두 소비자 중심으로 책정한 착한 아파트로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여기에 우수한 상품성은 물론, 서울을 포함한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랜드마크를 건립한 수자인의 브랜드 프리미엄까지 더해진 만큼, 청약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단지 모두 흥행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최근 경기 침체 속 부동산 시장이 불황기에 진입했고, 정부 차원의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브레인시티 분양 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상태로 평가된다.
실제로 '평택 브레인시티 한신더휴'(시공 한신공영)는 지난달 1·2순위 청약에서 총 887가구 모집에 440건의 청약통장만 접수되며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해당 단지는 초등학교와 유치원 부지를 품에 안은 '초품아' 사업장으로, 단지 바로 건너편에 위치한 의료복합타운 조성 부지를 비롯해 다양한 시설 부지들과 인접해 있어 브레인시티 내 최고 입지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최근에는 미계약 물량에 대한 선착순 동호수 지정 분양을 진행하고, 1차 계약금을 기존 10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낮췄으나 반응은 그리 신통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우건설·중흥토건과 한양은 얼어붙은 브레인시티 분양 시장을 녹이기 위해 합동 전략도 마련한 눈치다. 브레인시티 푸르지오, 평택 브레인시티 수자인의 청약·계약 일정은 완벽히 동일하다. 두 단지 모두 16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7일 1순위, 18일 2순위 청약 접수를 받으며, 오는 2025년 1월 6~8일 정당계약을 진행한다. 다만, 당첨자 발표일이 달라 두 단지에 중복 청약 가능하다. 부동산 시장 구성원들의 시선을 브레인시티로 향하게 함으로써 모객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지역 부동산 시장의 한 관계자는 "어차피 순위 내 마감은 두 단지 모두 어려울 전망이다. 브레인시티에 대한 수요자들의 평가가 냉정하다. 한신더휴도 나름 괜찮은 물건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분양가도 비싸다고 생각하는 수요자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만큼 브레인시티를 평택의 변방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르지오는 예상보다 분양가가 비싸게 나왔고, 수자인은 예상보다 저렴하게 나왔다. 아무래도 대단지에 분양가가 비싼 푸르지오의 완판 속도가 수자인보다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며 "59㎡ 물량은 경쟁이 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대형 물량을 희망하는 수요자들은 본청약이 아니라 선착순 분양 등을 노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