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인간의 지적 능력을 컴퓨터로 구현하는 고급 과학기술로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전 세계 산업 분야는 물론 사회, 경제, 문화, 의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활용이 크게 확대되면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사용이 초래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인공지능의 활용으로 인해 야기되는 부작용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근로자들의 실직과 고용 기회 감소 등 노동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산업 분야 AI 활용 확대…시시각각 위협받는 근로자 일자리
이 같은 우려는 관련 설문 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약 4분의 1이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인해 최소 5%의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공지능 사용으로 인한 근로자의 실직 또는 고용 기회 감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인공지능 기술 기업에서 인공지능의 확산이 근로자들의 실업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는 보고서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해외 블록체인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에 따르면 구글은 새로운 연구를 통해 인공지능과 같은 강력한 기술의 확산과 실업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지난달 25일 MIT 슬론 경영대학원의 수석 연구 과학자인 앤드류 맥아피(Andrew McAfee)가 생성형 인공지능의 세계 경제적 영향에 대해 수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으며 기술의 한계로 인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바꿀 일도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계획, 추론 또는 기억을 포함하는 다단계 작업을 아직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2023년에 인간과 최고 성능의 인공지능 시스템 모두에게 앞서 언급한 기술을 요구하는 수백 개의 질문을 시행한 이전 연구를 인용했다. 질문에서 인간은 평균 92%의 정답률을 기록한 반면 기계는 15%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약점을 해결하는 방법을 이해하기 위한 집중적인 연구를 통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는 궤도에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2022년 말 출시된 버전인 오픈AI의 GPT-3.5 시스템을 예로 들었는데 이 버전은 현재 인공지능 열풍의 주요 촉매제였으며 미국 변호사 시험에서 인간의 10%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두었다. 후속 제품인 GPT-4는 불과 1년 만에 90% 이상의 성능을 발휘했다.
◆AI와 실직 무관 보고서 불구…고학력·고임금 직종 실직 위험 상존
보고서는 “모든 사회에서 해야 할 중요한 일이 부족하지 않다”며 “이 작업의 상당 부분은 오늘날의 로봇과 인공지능으로는 불가능하며 강력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고 밝혔다.
구글이 공개한 연구는 인공지능을 ‘범용 기술’이라고 부르며 이를 1800년대 후반 세계 산업혁명의 불을 지폈던 증기기관에 비유했다.
산업혁명 당시 기술의 점진적인 확산과는 달리 생성형 인공지능의 영향은 더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연구는 주로 기존 인프라가 대체로 구축되어 있어 개선 사항을 전 세계적으로 신속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사람들이 작업을 시작하기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생성형 인공지능 사용자는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프로그래밍 언어를 마스터할 필요가 없다”며 “생성형 인공지능과 상호작용하는 데 능숙해지기 위해서는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지만 그러나 많은 ‘컴퓨터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술이 ‘대규모 기술 실업’을 야기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고임금 일자리의 노동력을 ‘공동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
보고서는 “현대 경제에서 수행되는 모든 작업에도 불구하고 생성형 인공지능은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대학 졸업자가 수행하는 작업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은 기업 간의 경쟁이 진행되는 방식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은 특정 산업에서 소수의 ‘슈퍼스타’ 그룹이 경쟁자들을 능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쇠락하는 기존 기업들은 정리해고를 단행할 것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해야 하는 사람들의 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기계 학습에 막대한 투자를 한 회사들은 정리해고를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계와 전문가들은 구글의 보고서 발표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이 작업 현장에서 근로자의 고용 기회를 감소시키고 실직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여전히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구글의 보고서가 인공지능 개발 기술 기업이 주도해 연구한 내용을 발표했다는 사실을 들어 보고서 자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따라서 학계와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의 활용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고 앞으로 기술적으로 더욱 발전하며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단순히 연구 또는 보고서의 발표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닌, 인공 지능 기술 활용으로 파생될 수 있는 고용 불안 등 각종 문제점의 해결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뉴스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