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과 도구의 개발을 놓고 고성능 칩의 수출 규제와 반도체 제조 원료 수출 통제 등 극심한 격돌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총성 없는 전쟁이 2차전에 돌입하며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자국의 인공지능 선도국가로서의 자리매김을 위해 중국의 인공지능 굴기를 견제하고 있는 미국이 최근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고성능 칩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확대하는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나섬에 따라 향후 중국의 대응 여부를 포함해 미국과 중국의 갈등 양상 전개 과정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개발 선점 놓고…美·中 총성 없는 전쟁 가속
해외 블록체인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지난 10월 17일 현재 시행 중인 인공지능(AI) 칩의 대중국 수출 통제를 확대하는 공지문을 발표했다.
산업안보국은 새로 발표된 규칙이 “군사적 이익에 매우 중요한 특정 고급 인공지능 칩을 구입하고 제조하는 중국의 능력을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2022년 10월에 시행된 규정을 한층 강화한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 산업 안보부 차관 앨런 F 에스테베즈(Alan F. Estevez)는 새로운 통제에 대해 “수출 통제는 강력한 국가 안보 도구이며 오늘 발표된 개정 업데이트 내용은 중국의 군사-민간 융합과 군사적 현대화가 보여주고 있는 미국의 국가 안보 및 외교 정책 우려에 대한 우리의 지속적인 평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정된 규정 중 하나는 미국에서 수출할 수 있는 고급 칩에 대한 새로운 ‘성능 임계값’을 포함하고 있다.
이전의 경우 엔비디아(Nvidia) 및 AMD와 같은 선도적인 기업들의 최고 성능을 보유한 칩들이 수출 규제의 주요 대상이었기 때문에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엔비디아의 A800 및 H800과 같은 다른 모델들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개정된 규정에 따라 앞으로는 A800 및 H800 칩도 중국으로의 수출이 전면 금지된다. 잘 알려진 대로 중국은 대만, 미국과 함께 엔비디아의 칩을 구매하는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다.
이번 개정된 규정은 또한 성능 임계값 바로 아래에 있는 ‘특정 추가 칩’을 수출할 경우에도 이를 통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는 그 이후 거래가 진행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술 기업 정조준…양국 간 대응과 보복 반복 예고
미국 정부는 이 같은 규제와 함께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용 칩 수출을 허용하는 새로운 면제 혜택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산업안보국은 새로운 성능 임계값과 더불어 수출 통제 규정의 우회를 방지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도 발표했다.
여기에는 미국이 금수 조치를 취한 모든 국가에 통제를 시행하고 있는 칩을 수출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라이선스 요건 설정, 제한된 칩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위험 신호 생성, 고급 게임 칩 수출에 대한 통지 요구 사항 생성, 다양한 관련 주제에 대한 대중의 공개 의견 요청이 포함된다.
이에 더해 미국 정부는 고성능 칩의 제조를 위해 필수적인 제조 장비와 원재료의 수출도 통제할 계획이다.
고시에 따르면 이 규정은 2023년 11월 16일부터 시행되며 이후 60일의 기한을 갖는 규칙에 대한 대중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수출 조건에 대한 업데이트 개정안은 중국의 기술 기업 바이두(Baidu)가 오픈AI의 챗GPT에 필적할 수 있다며 동등한 성능을 주장하는 인공지능 챗봇 어니(Ernie)의 버전 4.0 출시를 발표하면서 이뤄졌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에 미국이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칩의 수출 통제를 한층 강화한 것은 지난해 10월 중국 반도체 산업의 둔화를 목적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공지능 칩의 대중국 판매 제한 조치를 내린 데 이어 금년 7월 엄격한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반도체 생산의 필수 원료인 칼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하는 등 보복에 나서는가 하면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 중국 기술 기업들이 사용 가능한 칩의 조합을 활용해 챗GPT에 필적할만하다고 주장하는 인공지능 챗봇을 속속 출시함에 따라 미국 정부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와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에서 시작돼 5년 이상 지속돼온 미국과 중국 양국 간의 충돌이 최근 인공지능 기술 개발의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비화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인공지능을 둘러싼 양국의 충돌과 갈등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 인공지능 전쟁이 확전되고 지속될 경우 그 여파가 여타 국가에까지 미쳐 세계 각국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은 물론 반도체와 전자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뉴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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