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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챗GPT 출시 이후 전 세계 산업 분야에서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활용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사용 증가는 그에 비례해 각종 심각한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을 개발 배포하는 거대 기술 기업들이 개발지상주의에 매몰돼 안공지능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도외시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AI 선도국가 모색 EU…규제와 동시에 핵심 기술 분야 자금 집중 행보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 등 인공지능 선도국가들을 중심으로 인공지능 개발과 배포와 관련해 각종 규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의 경우 지난 3월 세계 최초의 포괄적인 인공지능 규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인공지능(AI) 법안인 ‘EU AI 법’을 최종 승인하고 안전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는 인공지능 기술 기업들에게 벌금 부과 및 배포 중지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 기업에 대한 강력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유럽연합이 다른 한편으로는 자금 조달을 통해 인공지능의 육성을 모색하는 것으로 드러나 주목받고 있다.

해외 블록체인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에 따르면 유럽투자은행(EIB)은 새로운 보고서를 발표하고 유럽 지역의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연합의 혁신 자금 조달을 증가시킬 것을 촉구했다.

지난 7월 24일 유럽투자은행이 발표한 이 보고서는 유럽연합 시장의 핵심 분야에 필요한 자금을 집중시키기 위해 투자 장벽을 제거해야 할 ‘중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규모 확대 격차 : 유럽연합의 혁신 기업을 가로막는 금융시장 제약’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유럽연합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전 세계적으로 경쟁하기 위해 스케일업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따라서 이러한 기업의 자금 조달 격차를 줄이는 것은 녹색 기술, 인공지능 및 양자 컴퓨팅 분야의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것으로 간주된다.

유럽투자은행은 2021년 6월 ‘인공지능, 블록체인 그리고 유럽의 미래’라는 제목의 비슷한 보고서를 발표한 이래로 앞서 언급한 기술에서 이 주제를 줄곧 강조해왔다.

이후 유럽연합은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는 세계 최초의 지역 중 하나가 되었으며 암호자산 시장(MiCA·Markets in Crypto-Assets) 규정에 따라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과 관련된 법률을 적극적으로 통과시키기 시작했다.

◆유럽연합 자본시장 규모 제한적…신흥 기술 육성 확장에 한계

그러나 2024년 5월의 또 다른 보고서에서 유럽감사원재판소(European Court of Auditors)는 유럽연합이 인공지능과 같은 새로운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경쟁에서 글로벌 리더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럽투자은행은 유럽연합 자본시장의 규모와 깊이가 제한돼 있어 혁신적인 기업들에게 상당한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자금 조달이 부족한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자금 조달 부족 현상은 기업의 자본 축적, 성장, 생산성 및 고용 기회를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는 유럽의 자본시장, 특히 벤처캐피털 시장의 심화를 지지하며 혁신적인 기업을 지원하고 핵심 기술을 확장하는 데 있어 유럽투자은행 그룹의 성공적인 지원 실적을 강조하고 있다.

나디아 칼비뇨(Nadia Calviño) 유럽투자은행 총재는 “특히 지속 가능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기 위한 핵심 우선순위인 진정한 자본시장 연합을 위한 길을 닦는 데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벤처캐피털 투자는 미국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유럽 기업들의 자본 축적이 실리콘 밸리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더딘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의 스케일업은 종종 외국인 투자자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으며 자금 조달 라운드의 대부분 투자자들은 유럽연합 외부에서 오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에 인수되거나 해외에 상장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학계와 전문가들은 유럽투자은행의 보고서는 인공지능의 규제와 육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유럽연합의 속내가 드러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즉, 인공지능 사용에 따른 부작용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활용이 점차 확대되는 상황에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추진할 경우 고성능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담보된 인공지능의 개발을 통한 인공지능 시장에서 유럽연합이 비교 우위에서 열세에 처하게 될 것을 우려하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학계와 전문가들은 현재 인공지능 기술 기업들에 대해 강력한 규제 조치를 시행하는 유럽연합이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육성을 위한 자금 조달에 나선 만큼 향후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정에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담보한 도구를 개발하는 등 모범답안과도 같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뉴스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