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머신 게임의 내부 분위기는 새해 초부터 무척 어수선했다는 후문이다. 사측이 인사제도를 개편하기 위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취업규칙 변경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각종 잡음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해당 인사제도 개편안에는 연봉·성과급 등급 확대, 인사평가 하위등급 세분화 등 직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만한 내용들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이 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취업규칙 등을 변경하기 위해선 반드시 과반수 노동자(또는 과반 노조)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희한하게도 슬롯 머신 게임가 직원들에게 제시한 인사제도 변경 동의서에는 '비동의' 항목이 없었다. '동의합니다'라는 문구와 서명란만 존재했다고 한다. 서명을 하지 않으면 비동의로 간주하겠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었다. 동의율을 높이기 위한 꼼수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방식이었다. 안 그래도 연봉·성과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인사제도 개편안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던 슬롯 머신 게임 직원들은 사측을 향한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인사제도 개편이라고 쓰고 개악이라고 읽는다', '미동의 버튼이 없는 이유는 동의 기간 내내 압박하며 괴롭히려고', '비동의 버튼이 없는 동의서는 무효', '누가 봐도 임금 삭감을 위한 개편인데 비동의 버튼이 없는 동의서를 내밀고 있다', '비동의 시 리더들 푸시해서 면담 시킬 예정이라는 게 너무 예측 가능해서 놀랍지도 않다', '회사 분위기 X판', '직원들을 이렇게 적대시하면서 개·돼지 취급하는 회사가 또 있을까', '1명의 낙하산으로부터 작금의 사태가 시작됐다' 등 슬롯 머신 게임 직원들로 보이는 누리꾼들이 작성한 회사 규탄 글들이 대거 게시됐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슬롯 머신 게임 직원들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누칼협'(누가 거기서 일하라고 칼 들고 협박했느냐), '꼬이직'(꼬우면 다른 회사로 이직하든가) 등 오히려 그들을 조롱하는 댓글들이 주를 이뤘다. 직장인과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슬롯 머신 게임는 '갓비스'라고 불릴 정도로 근무환경과 직원 처우가 좋은 편이라고 정평이 난 회사다. 그들 입장에서 슬롯 머신 게임 내부 구성원들의 위와 같은 불만은 '복에 겨운 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과연 정말 복에 겨운 소리일까.

24일 슬롯 머신 게임의 지난해 실적이 발표됐다. 슬롯 머신 게임는 2024년 연결기준 매출 57조2370억 원, 영업이익 3조735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3.40%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9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8.60% 늘었다. 영업익과 순익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다.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현대제철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의미가 더 커 보인다. "불확실한 대외환경이 매출에 영향을 미쳤으나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 활동이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한 성과"라는 게 슬롯 머신 게임의 설명이다. 사측이 수립한 수익성 개선 전략에 내부 구성원들이 잘 따라주면서 좋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준 덕에 호실적을 이룬 셈이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사제도 개편안에 대한 동의서를 받을 당시 슬롯 머신 게임 경영진은 이미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뒀다는 걸 분명히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측은 직원들에게 불리한 내용이 담긴 인사제도 개편안을 제시했으며, 해당 개편안에 대한 동의를 직원들에게 강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 한 해 동안 역대급 호실적을 일궈낸 직원들의 뒤통수를 친 것이라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다.

슬롯 머신 게임의 한 직원은 익명 게시판에 '자부심으로 입사한 회사, 이제는 입사 추천도 못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갓비스'는 이제 옛말이 돼 가는 걸까. [뉴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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