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드림=설동훈 기자]슬롯 머신(대체불가토큰)는 다른 디지털 또는 물리적 항목에 대한 소유권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고유한 블록체인 기반 토큰으로 투자를 위한 수집이 가능한 품목이라는 이점이 있어 자주 거래되기도 하지만 소유자에게 추가적인 기능과 이점을 제공할 수도 있어 지난해 초부터 각광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슬롯 머신 시장은 지난 2년 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물론 암호화폐 시장의 급락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 시장이 식은 상태지만 여전히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슬롯 머신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불길처럼 타오른 슬롯 머신 붐이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 오세아니아(CSOA) 국가의 암호화 채택을 확대시키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체인아날리시스 보고서…아시아 국가 암호화폐 시장 약진 분석
해외 블록체인 전문 매체 크립토뉴스(Cryptonews)는 블록체인 정보 분석 기업 체인아날리시스(ChainAnalysis)의 보고서를 인용해 슬롯 머신가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 국가의 암호화폐 시장에 가장 큰 진입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체인아날리시스가 최근 발표한 새로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다수의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슬롯 머신에 힘입어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9,320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의 근거가 되는 이 연구에서는 해당 지역의 국가에 연결된 IP 주소로부터 암호 해독 서비스에까지 이르는 웹 트래픽이 주로 슬롯 머신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세부적으로는 2022년 2분기에만 암호 서비스에 접속하는 CSOA IP 주소의 58%가 슬롯 머신 관련 웹사이트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21%는 플레이어에게 암호화폐로 보상하고 종종 슬롯 머신를 게임 플레이에 통합하는 플레이 투 적립 블록체인 게임의 웹 사이트였다.
따라서 체인아날리시스는 이들 블록체인 게임들의 대다수가 게임 내 아이템이 슬롯 머신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슬롯 머신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체인아날리시스의 보고서는 이 지역들이블록체인 기반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혁신적인 허브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은 결코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고 밝혔다. 실제로 폴리곤(Polygon), Immutable X,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 STEPN을 포함한 여러 게임 중심의 블록체인 개발자는 이 지역의 국가들로부터 운영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진입로 역할 불구…일부 국가 해결 난제 많아
이와 함께 국가적인 차원에서 블록체인 게임 육성 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이들 지역의 암호화 채택을 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베트남과 필리핀을 포함한 지역의 국가들은 블록체인 게임 채택의 글로벌 리더 중 하나다. 또한 이들 지역에서 블록체인 채택의 가장 인기 있는 동인은 송금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CSOA 지역은 세 번째로 큰 암호화 시장으로 부상했으며 베트남, 필리핀, 인도, 파키스탄, 태국, 네팔, 인도네시아 등 7개국은 상위 20개 암호화폐 시장 지수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처럼 이들 지역들은 암호화폐 시장의 가장 큰 진입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각종 지표를 통해 확인시켜 주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걸림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당장 이들 지역의 암호화폐 시장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관련 산업은 여전히 성장을 방해할 수 있는 엄격한 규제 제도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 인해 암호화 채택에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체인아날리시스 보고서는 인도와 파키스탄을 엄격한 규제를 통해 이 지역의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을 억누르고 저해하는 대표적인 국가의 사례로 강조했다.
올해 초 파키스탄 중앙은행과 정부는 암호화폐를 금지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후 파키스탄 정부는 지금까지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최대 3개 위원회가 구성돼 권고안의 심의에 들어갔다.
또 인도의 경우 정부가 이전부터 자산 클래스 금지를 제안해 온 암호화 회피 기조를 오랫동안 유지해 오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 4월 암호화폐로 발생한 이익에 대해 30%의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는 업계를 보호하는 대책 없이 규제만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거래량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블룸버그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인도 정부는 경찰을 동원해 인도 암호화폐 시장의 거래량 하락과 관련해 항의하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체포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러한 인도 정부의 조치는 투자자들의 항의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으며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국가들이 암호화폐 시장의 커다란 진입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 내 몇몇 다른 여러 국가들의 경우 암호화폐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규제 환경 기조를 유지하는 등 최근 글로벌 암호화 채택 지수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이들 지역 국가들의 광범위한 암호화폐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규제 완화 등 대책 마련이 선결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