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생명의 야심작 캐롯손해보험이 적자 수렁에 빠지면서 결국 모회사인 한화손해보험에 흡수합병 수순을 밟고 있다.
캐롯손보는 지난 2019년 설립한 대한민국 1호 디지털 손보사다. 캐롯손보의 자본금은 총 2986억원이며, 한화손보가 59.6%의 지분을 소유한 최대 주주이다. 한화손보의 최대주주는 한화생명으로 지분 63.30%를 보유하고 있다.
캐롯손보는 한화생명 디지털 금융 비전을 상징하는 야심작이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설립 후 6년 내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디지털 보험사의 한계를 드러났다.
캐롯손보의 연간 당기순손실은 출범 첫해인 △2019년 91억원 △2020년 381억원 △2021년 650억원 △2022년 795억원 △2023년 760억원 △2024년 662억원으로 집계됐다. 6년간 총 적자규모는 3300억원이 넘는다.
자본건전성도 악화했다.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은 156.24%로 전분기 189.44% 대비 33.2%p 하락했다. 지급여력비율은 자본건전성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다. 금융감독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선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낮아진 것이다.
회사는 이 기간 세차례에 걸쳐 4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연명했다. 2021년 1000억원, 2022년 1750억원, 2023년 1205억원 등이다.
이같은 자금확보에도 불구하고 캐롯손보는 지급여력비율이 급락하며 불안정한 상태에 놓였고, 결국 독립경영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부에서 내려지며 모회사에 흡수합병하는 방안이 나온 것이다.
문효일 캐롯손보 대표는 지난 3월 26일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미팅에서 자본확충을 위해 유상증자 등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한화손보와 흡수합병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손보로의 흡수합병이 결정되면 캐롯손보의 법인은 청산된다. [뉴스슬롯 무료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