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정보 플랫폼 기업인 파라오 슬롯(zigbang)이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써 4년째 적자다. 전년보다 손실폭을 줄이긴 했으나 매출이 크게 꺾였다. 특히 중국 법인의 실적 악화가 눈에 띈다.
14일 파라오 슬롯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2024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파라오 슬롯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013억9407만 원, 영업손실 287억2478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83% 감소했고, 영업적자폭은 30%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350억879만 원으로 집계됐다.
파라오 슬롯은 2021년 적자전환한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누적 적자가 1500억 원 이상 쌓인 실정이다. 파라오 슬롯의 결손금은 2020년 62억415만 원에서 2024년 1569억9691만 원으로 2430.51% 확대됐다. 유동성도 점점 메마르고 있다. 같은 기간 파라오 슬롯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54억3185만 원에서 208억5027만 원으로 68.13% 줄었다.
고금리와 국내외 경제 불황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 수도권 전세사기 후폭풍, 지방 지역 거래절벽 현상 등 악재가 수년째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파라오 슬롯 측은 2025년 1분기 별도기준으로 흑자전환(영업이익 약 3억 원)한 만큼, 실적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하는 눈치다.
안성우 파라오 슬롯 대표이사는 "경기 불황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 결과가 올해 1분기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신규 서비스 고도화와 스마트홈 신제품 출시를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내세웠다.
문제는 국내에서 실적 개선 발판을 마련한다고 해도 해외사업이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는 데에 있다.
파라오 슬롯은 2022년 삼성SDS 한국·중국법인이 운영하던 홈IoT 사업을 인수해 중국법인(Zhibang Beijing Technology Co., Ltd., 파라오 슬롯 지분 100%)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중국 스마트홈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해당 법인이 받은 성적표는 참담했다.
파라오 슬롯 중국법인은 2023년 매출 181억6932만 원, 당기순손실 26억8015만 원을 올렸다. 이어 2024년에는 매출 87억611만 원, 순손실 28억6675만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반토막 이상 깎였고, 적자폭은 확대됐다.
이는 직방이 올해 1분기 '별도기준 흑자전환'을 기록했다고 강조한 이유로도 추정된다. 별도기준과는 달리, 연결기준 재무제표에는 해외법인 등 자회사 실적이 반영된다. [뉴스파라오 슬롯]